
요새 너무 밝은 작품을 안 본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가라앉는 건가. 강제로라도 보기.
이런 생각을 해봤다. 책을 읽거나 노래를 듣거나 악기를 다루거나 그림을 감상하거나... 많은 선택지가 있겠지만 모든 걸 포기하고 하나를 고르라면 이게 되지 않을까? 지금은 그렇다.
위로가 되는 그림이 뭔지를 모르겠어서 검색을 해봤다. 따뜻한 그림. 사람들이 다 위로를 느꼈다면 나에게도 뭐라도 있겠지 싶어서. 그림을 보니 갑자기 마음이 싹 평화로워졌다. 여전히 그림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모네가 자주 그렸던 아르장퇴유의 양귀비 들판이다.

모네가 40여년 가꾼 지베르니 정원까지.

그리고 그와 우정을 나눈 사전트의 그림이다. 그의 작품에는 귀족들의 속세에 몸 담은 모습도 자주 보여서 이상하게도 요즈음 그의 작품을 보기가 영 힘들었는데, 이걸 보고 있자니 제목부터 마음이 따뜻해진다.

자연 감상적인 태도에 스스로 환멸이 난다고 생각할 만큼 삐뚤어졌었는데 막상 그림을 보니까 전부 그런 종류인 것 같다.


그림에서 빛이 나오는 것 같다. 이리도 밝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어찌 그렇게 되었을까? 이 그림만 보면 비가 오는 날이 떠오른다. 내 우산에 그려진 그림이었다. 비 오는 날을 그렇게 싫어했는데 이 그림은 참 좋았다. 비를 좋아하고 싶은데 잘 안 된다. 싫어해봤자 나에게 득될 건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힘든 일이 아닐까.

예전에 책에서 이 그림이 심신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했던 걸 기억한다. 그래서 무작정 이 그림을 오래도록 봤었다.

따뜻한 그림을 찾아보면서 정물화나 병에 담긴 꽃 그림을 많이 발견했다. 그런데 왠지 그런 작품들은 나에게 위로를 건네지 못했다.
밖으로 나서서 가만히 관찰하는 인상주의적 하루가 생각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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