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을 고찰한 데미안 허스트를 알아봤던 YBA(Young British Artists)의 아버지 찰스 사치. 그가 주목한 또 다른 인물은?
마크 퀸
마크 퀸은 자신의 피를 뽑아 만든 두상 작품(Self)으로 예술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이 작품은 피를 이용하여 만든 자화상이다. 냉동 장비에 의해서 그 형태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보관이 아주 중요하다. 일정한 환경에 의탁해야 하며 언젠가 사라지고 영원불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인간의 생명과 그 유한성을 잘 보여준 작품이다.
그는 두번째 <self> 역시 만들었지만 청소부가 실수로 냉동장치의 코드를 뽑아 훼손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사건조차도 작품의 의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생명의 보잘것없음과 유한성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이다.
그는 비슷한 창작 의도를 가지고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간다. 아기의 태반을 얼려 갓난 아들의 두상을 만들기도 하고(루카스), 태아가 기도하는 모습을 해골 모양(엔젤)으로 빚기도 했다.
이러한 도전정신과 작품활동은 응원하지만 적절한 선이 어디까지인지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도 많이 가져야 할 것 같다. 메리 셸리의 괴기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언제나 작품을 위해서 그 어떤 잣대도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일각이 있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가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현재까지 마크 퀸의 작품은 아무런 문제 없음. 그저 혼자 해보는 생각이다.)
*작품 사진들 중에 그나마 덜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것으로 선정함. 피의 색이 너무 잘 드러나서 보기 힘든 작품도 여러 점이었음.
'Episod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과 자신의 예술을 사랑한 화가 앙리 루소의 작품 세계 (0) | 2020.10.31 |
---|---|
거대한 프로젝트를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니키 승희 리와 김아타 (0) | 2020.10.29 |
사실주의 그 이상의 화가 오노레 도미에의 작품 세계 (0) | 2020.10.24 |
터너상의 이름이자 영국의 국민화가 윌리엄 터너 (0) | 2020.10.16 |
네덜란드 풍속화가 얀 스테인의 작품 감상하기 (0) | 2020.10.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