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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담

미치 앨봄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by 0F 2020. 12. 2.

 

 

 

미치 앨봄의 교수이자 영원한 스승 모리의 이야기를 읽고는 가끔씩 떠도는 정보에 대해 의문을 가지곤 한다. 이것이 모리에게처럼 나에게도 의미없는 것일까 의심도 해본다. 신뢰성이 떨어지는 항설이 진실로 공론화되는 세상이기에 그럴지도. 그래서 앨봄의 말을 한 번 더 들어보기로 했다.

죽으면 어디로 갈까? 사후 세계가 있기는 한 걸까? 그렇다면 더 이상 삶을 바라지 않는 사람에게는 고통과 혼란의 연속이겠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면 상상의 나래를 펼칠 기회이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다. 다만 조금 달랐던 것은, 대부분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그 결말이 정해져 있다는 것. 죽음. 끝을 억지로 향해가는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늘 힘들다. 하지만 우리는 애니가 어떻게 될 것인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죽은 후 삶의 여정을 다시 따라간다는 것은 고통일까 행복일까. 서술자는 애니의 행동을 실수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적어도 불행에 가까울 인생을 따라가는 애니는 참으로 담담하다.

 

아이들은 부모를 필요로 하면서 삶을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부모를 거부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부모가 된다. 애니는 로레인과 이 모든 단계를 지나왔다. 하지만 자식들이 흔히 그렇듯 엄마가 희생한 뒷이야기는 몰랐다.


알고 있지만 그것을 정확하게 짚어줄 때 느껴지는 울림이 있다. 가장 소중한 단어 '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 애니의 여정은 이제 끝이자 시작이다. 과학에서 알 수 없는 것을 안 애니는 동일선상에서 연관된 모든 삶을 통해 알았고 배웠으며 용서했다. 이제 스스로의 실수라고 칭했던 삶을 힐난하지도, 피하지도 않을 것이기에. 애니의 이야기가 맺어질 수 있었다.

 


피부로 느끼기 힘든 것을 활자로 읽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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