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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여성 조각가 까미유 끌로델의 이야기

by 0F 2020. 11. 20.

 

 

 

 

 

CAMILLE CLAUDEL (1864-1943)

 

끌로델은 프랑스의 조각가로서 관능적인 인체의 미를 살린 조각으로 알려져 있다.

 

 

 

끌로델 - 중년

 

 

 

남성이 여성에 비해 예술적인 재능이 뛰어난가?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여성 예술가를 쉽게 떠올릴 수 없는가? 그것은 물론 관념적인 이유가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뛰어난 예술가임에도 여성으로만 비춰지거나 혹은 그렇게조차 주목받지 못한 인물을 다시 비출 필요가 있다. 

 

끌로델과 관련된 하나의 글에서 대부분의 문장이 로댕은~ 으로 시작하는 광경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로댕이 끌로델의 삶에 중요한 인물임은 분명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극히 로댕을 위한 서술이 아닌가? 끌로델의 존재를 그저 로댕의 여성 중 한 명으로 아는 이도 있다.

 

끌로델과 관련해서 로댕의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을 무작정 비난할 생각은 없다. 여성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적어도 끌로델의 이야기를 할 때에는 로댕보다는 끌로델의 입장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끌로델의 작품에 주목하고 싶다. 그것이 끌로델이 세상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니까.

 

 

 

로댕 - 칼레의 시민 (끌로델이 제작에 참여했던 조각)

 

 

 

나도 로댕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이렇게 미리 선언하는 것은 그렇지 않으면 내 글의 행간을 읽으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분개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댕이 끌로델의 스승이자 연인이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어쩌면 이 글도 나와 같은 마음을 품고 온 사람의 기대를 어그러뜨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하다. 그러나 오늘은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끌로델을 온전히 바라보려고 노력하자. 그거면, 충분하다.

 

 

 

끌로델 - 로댕 흉상

 

 

 

끌로델은 작업실을 공유한 알프레드 부셰의 흉상, 자신의 스승인 로댕의 흉상을 포함한 여러 흉상과 손을 습작으로 남긴다. 작업 초반에는 스승인 로댕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이후 홀로 작품 활동을 해나가며 조각가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끌로델 - 사쿤탈라 / 오귀스트 로댕 - 영원한 우상 (two all are in Musée Rodin)

 

 

 

이렇듯 스승으로서 또 연인으로서 로댕이 끌로델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끌로델은 로댕의 가르침으로 인해 발전하기는 했지만 독창적인 작품을 탄생시키지 못한다는 점에 골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끌로델 역시 로댕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끌로델 특유의 관능적인 표현은 로댕에게 옮겨간다. 성적인 표현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끌로델과 로댕의 연인관계로 탄생한 두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끌로델 - 왈츠

 

 

 

달빛을 작곡한 끌로드 드뷔시를 알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은 끌로델이 잠시 드뷔시와 이성적인 교류가 있었을 때 탄생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끌로델이 드뷔시에게 선물하였다고 한다. 드뷔시는 이 작품을 평생 간직했다고 한다. 끌로델과는 아주 잠시 만났고 이후 끌로델의 거절로 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끌로델 - 지강티 (산적의 두상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졌으며 모델 자강티를 대상으로 한 작품에는 <수그리는 남자>도 있음.)

 

 

 

끌로델은 전람회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했지만 단지 로댕의 아류로 평가되며 매번 거절당한다. 누구도 독립적인 한 명의 예술가로 끌로델을 봐주지 않았다. 끌로델은 로댕을 배신자, 도둑으로 취듭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점점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힘들어졌고, 자신의 작품을 직접 부수기도 한다. 끌로델의 작품이 얼마 남지 않은 데에는 이러한 이유도 있다.

 

 

 

끌로델 - 회복 (로댕의 작품으로 알려짐)

 

 

 

그러나 실제로 로댕의 작품으로 오인하는 끌로델의 작품은 찬사를 받기도 하고, 로댕 박물관에도 끌로델의 작품이 들어서 있다. 

 

 

 

루이즈 끌로델의 흉상 / 폴 끌로델의 흉상

 

 

 

두 조각 모두 동생의 모습이다. 여동생 루이즈와 남동생 폴의 흉상을 보자. 끌로델은 어린 사람 특유의 느낌을 조각에 잘 표현한다.

 

 

 

끌로델 - 폴 끌로델의 초상

 

 

 

이런 식으로 끌로델은 남동생 폴의 흉상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번 제작함으로써 세월의 변화를 드러내기도 했다. 16살의 폴에서는 어리지만 강인한 사람의 눈빛과 자세가 보였고, 중년의 폴은 중후하지만 어딘가 여린 느낌을 자아낸다. 자신과 가까운 인물에 대한 탁월한 묘사가 돋보인다. 자극적이고 육욕적인 작품만 남겼을 것이라는 우리의 착각은 이렇게 빗나간다.

 

 

 

끌로델 - 애원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우려를 표하자면... 끌로델의 모델로서, 연인으로서의 모습 역시 존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끌로델은 로댕의 모델로 많은 걸작을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하고, 자신도 사랑에 대한 작품을 많이 남기기도 했고, 로댕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약속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어디로부터 왔는가에 주목하고 싶다. 로댕은 끌로델 외에도 많은 여성과 교류했다. 그리고 로댕의 화실에 들락날락하는 여성 모델들은 끌로델에게 대놓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끌로델은 제자로서 작업실에 설 자리조차 없는 지경에 이르고 아버지도 그만 작업실에서 나오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내가 이 모든 끌로델의 행동이 로댕의 행실에서 연유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시대를 잘못 태어난 예술가라는 칭호가 붙기도 하는 끌로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끌로델 - 내면성

 

 

 

지금까지 까미유 끌로델의 작품 세계였다.

 

 


 

>참고 자료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94862

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hinju&logNo=22069622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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