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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빨간 바탕과 흰 글씨,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 세계

by 0F 2020. 12. 31.

바바라 크루거를 학문적으로 정의하자면, 미국 출신의 개념주의 작가이다. 텍스트의 속성을 잘 활용한 인물이라하면 제니 홀저와 함께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대표적이다. 작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연 전시를 한국에서 개최했으며 한글로 된 작품도 선보여 한국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 걸린 이 작품은 바비라 크루거의 첫 한글 작품이다.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하는가? 생각해 보자.
슈프림의 이 붉은 박스와 흰 글씨 로고. 바바라 크루거가 유명 스트릿패션 브랜드의 로고에 영향을 줄 만큼 인기를 끈 이유는 바로 아래에 있다.
1989년, 무제의 작품이지만 대부분이 Your body is a battleground라는 이름으로 익히 알고 있는 작품이 세간에 발표되었다. 낙태 합법화 행진을 돕기 위해 배포된 것이었다. 이 작품으로 바바라는 단숨에 미술계의 스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바바라는 페미니스트 작가로 유명하지만 사실은 여러 프로파간다적 작품을 지닌 스펙트럼이 넓은 예술가이다. 버지니아 울프나 조지 오웰과 같은 작가들의 책의 문장을 작품에 옮기기도 하고 여러 사상적 면모를 뽐내기도 한다. 한마디로, 젠더, 사상, 정치, 소비주의, 계급 등 모든 방면에서의 기존의 생각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 사진이 바로 한국에서 개최된 전시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이 공간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조지 오웰의 <1984>의 인용 문구가 가득 채워져 있다.
바바라의 작품은 다음과 같은 경우가 많다. 정확히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는 글귀와 함께 순간을 포착한 확실한 이미지를 병치한다. 아래 작품들을 보자.
나 역시 스스로의 소비 행위를 정당화할 때 우스꽝스러운 의도로 이 사진을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장이 아니라는 것을 바바라를 통해 알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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