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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올해도 건강히: 카르멘 헤레라의 작품 세계

by 0F 2021. 1. 1.
하바나에서 태어난 쿠바계 미국인 카르멘 헤레라(Carmen Herrera)는 1915년생, 105세이다. 헤레라는 젊은 날부터 아주 오래 그리고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첫 작품을 팔았던 때는 무려 2000년대 초반, 그의 나이 90살을 훌쩍 남겼을 때였다. 그의 미니멀리즘과 추상주의, 시각 예술은 21세기가 도래하고서야 비로소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색면 화가 바넷 뉴먼과도 친구 관계였다고 한다. 바넷 뉴먼이나 다른 추상 화가의 인기로 미뤄짐작해 보자면 대중들이 헤레라의 작품성에 대한 교양이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미술계의 사정으로 인식조차 할 수 없었을 뿐.
실제로 헤레라는 오랜 기간의 무관심과 차별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은 것에 경의를 표해야 할 정도.
지금은 그 공을 인정받은 것인지 광고, 명품, 화보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헤레라를 찾고 있다. 헤레라는 휠체어 없이 스스로 몸을 가누기 쉽지 않고 장수라는 말만큼 그 실상이 거창하진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품에서만큼은 세련미와 동시에 안정감이 느껴진다. 옵아트하면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는 경쾌하고 키네틱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2018년에는 추상표현주의라고 하면 떠오르는 작가 잭슨 폴록(1912-1956)과 함께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 그가 당시 가졌을 마음가짐에 대해 상상해 보겠는가? 만감이 교차했을 터이다.
감상자도 그렇다. 헤레라와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보면 자꾸만 나이와 인생에 대해 고심케 된다. 헤레라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응원하자.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카르멘 헤레라의 작품이었다. Happy new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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