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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페르낭 레제 Fernand Leger

by 0F 2021. 1. 8.

 

페르낭 레제(1881-1955)는 피카소와 견주어지는 프랑스 입체주의 화가이다.
튀비슴의 사전적 정의를 가져와 보았다. '인체나 자연을 기계의 부속품과 같은 구성으로 처리한 레제의 미술 작품 경향을 이르는 말. 비평가 복셀(Vauxcelles, L.)이 튜브 모양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입체주의에서 기인하여 본인만의 예술 양식을 창조한 레제는 튜브 모양, 즉 원통형의 형태를 표현했다. 입체주의의 기본 개념에 바탕하여 부수적인 것을 제하고 기본적인 것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면서.
하지만 그의 튀비슴 양식을 바꿔놓은 전무후무한 재난이 일어난다. 바로 제1차 세계대전이다. 전후의 레제의 양식은 다른 화가들과는 조금 다르다. 아방가르드 미술가들처럼 기존의 양식에 강력한 거부를 표하거나 다다이즘과 같이 허무에 빠지지도 않았다.
한마디로 기계적 양식으로 변모한 레제의 회화에서는 원통은 사라지고 유선형의 형태가 등장했다. 그는 세계대전에서 기계와 문명의 미를 느낀 것이다. 이것은 가히 놀라운 현상이다. 이에 전승일 감독은 레제를 기계문명의 미학적 가능성을 제시한 인물로 칭하기도 했다.
또 한번의 믿을 수 없는 재앙이 일어난다. 바로 2차대전이다. 1920년대에 놀랍게도 레제는 르 코르뷔지에와 아메데 오장팡과 친밀하게 지냈다. 이 둘은 순수주의를 창시한 장본인들이다. 또 한번 화폭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순수주의는 지금까지 레제가 추구해왔던 회화양식과는 또 다른 것이다. 오히려 1차대전 이후 다른 전위예술의 사조들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2차대전 중 레제는 미국에 피신하며 순수주의 또 기계적 양식을 모두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한 작품들을 탄생시킨다. 화가뿐 아니라 조각가, 영화제작자, 대학 교수였던 레제의 회화 양식을 정의하는 것이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현재 레제의 그림들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포스터 디자인, 인테리어 등에 활용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던 그의 창의성과 작품의 예술성이 이렇게 돋보이는 것이 아닐까.
페르낭 레제 미술관의 외관 정경이다. 자신의 작품만으로 미술관의 외관을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능력이 대단하다. 지금까지 페르낭 레제의 작품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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